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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

고통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중년 형사 월랜더

by 나도 리뷰어 2024. 9. 7.

 
월랜더 시즌 1
 
시간
일 오후 9:00 (2008-11-30~)
출연
케네스 브래너, 톰 히들스턴, 리처드 맥케이브, 제니 스파크, 데이비드 워너, 애슐리 매더퀴, 존 맥케너리, 니콜라스 홀트, 레베카 퍼거슨, 소피 스탠튼, 올라 브래디, 수산나 피엘딩, 가이 헨리, 조나단 아리스
채널
BBC One

스웨덴 소설가인 헤닝 만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국 드라마. 밀레니엄처럼 스웨덴에서 이미 드라마로 제작되었고, BBC에서 리메이크했습니다.

 

원작 소설도 국내에 출간되었지만, 대부분 절판이지 싶고, 2021년, 22년, 23년에 한 권씩 출간되었네요.


대게는 BBC 드라마를 먼저 봤을 것 같네요.
저도 드라마를 먼저 봤습니다.

시즌4까지 제작되었고, 젊은 날의 월랜더의 모습을 그린 드라마도 영 월랜더라는 제목으로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수사물 드라마도 제작 의도에 따라서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습니다.

CSI 같은 식으로 수사 방식이나 사건 해결 과정이 핵심인 드라마도 있고, 멘탈리스트나 라이 투 미처럼 특별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범인의 트릭을 밝혀내는 식의 드라마도 있습니다.

셜록처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드라마도 있고 말이죠.

| 관전 포인트

일단 드라마 월랜더는 사건 해결이 중요하지 않습니다(인종 차별이니 불평등 같은 사회 문제도 사건으로 잘 녹여 냈습니다). 그냥 사건과 삶이 찌든 무기력하고 위태로운 중년 형사의 고뇌나 고통에 더 초점을 맞춘 드라마입니다.
과거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가진 형사가 사건 해결 과정에 인간의 어두운 면을 마주하고 고통받습니다.
북유럽 특유의 정막이 내려앉은 풍경이 지친 월랜더의 내면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유독 혼자 현장을 수사하는 장면이 많습니다.

게[다가 월랜더는 헛다리도 짚고 실수도 합니다.

남성 호르몬이 많이 떨어지는 시기의 남성이라 눈물을 보이는 모습도 나옵니다.

밝은 표정이 드라마 전체에서 거의 안 나옵니다. 항상 무표정하거나 자주 눈물을 글썽입니다.

 

소설은 안 읽어봐서 어떤지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연쇄 살인범을 잡는 90년대 미국 영화 '본 컬렉터'나 '세븐' 같은 느낌도 받았습니다. 당시 영화들이 도심의 어두운 이면을 배경으로 범인과 형사의 쫓고 쫓기는 심리 스릴러가 많았잖아요.


그때 영화들은 스웨덴을 배경으로 북유럽 특유의 누아르로 해석하면 이렇겠구나 하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진짜 북유럽 가면 저런 형사가 있을 것 같습니다. 주연 배우가 그만큼 잘 표현했다는 뜻이겠죠.

 

| 재밌게 보는 법

아마도 다이내믹한 요즘 미국식 수사 드라마에 익숙하면 아마도 지루함을 이기기 힘들 듯하고요.

수사물이지만 사건이나 주변 인물보다는 오로지 월랜더에게 집중해서 감상하시면 조금 다르게 느껴지실 수 있을 겁니다. 혹시 안 보신 분들은 시도해 보세요.